땅내

ACCI
ACCI · 글과 글씨를 씁니다.
2024/03/19
ACCI PHOTOGRAPHY
우린 죽지 않았다.
잠시 누워 있을 뿐이다.

고개를 살짝 더 치켜든 선인장이 말했다. 자기가 왜 저러고 있는지 말 좀 걸어달라 안달 난 표정이었다.

"그래서, 왜 그러고 있어?"

"땅내 맡다 피곤해서 잠시 누웠어."

"땅내?"

"땅 냄새 맡는 거 말이야. 아니, 나는 원래 여기가 집이 아닌데 간밤에 자고 일어났더니 여기로 와 있는 거야. 그래서 열심히 땅내 맡는 중."

"아... 이름 완전 귀엽네, 땅내. 근데 그거 왜 해?"

"얼른 냄새를 맡아야 적응하거든. 너는 캘리포니아 땅내 맡았어?"

"어."

"다행이네. 원래 어디서 왔는데?"

"대구."

"대구 땅내는 어때? 나는 한 번도 안 가 봤어."

"대구 땅내가 어떤지 나는 몰라. 원래 자기 체취는 잘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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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음악, 인문, 산책에 심취하며 캘리그래피와 통/번역을 업으로 하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에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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