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의 즐거움] 내가 연구 역량이 있는지 어떻게 아나요?

다음의 질문을 받았습니다. 

"제가 연구역량이 있는지 확인해 보고 싶어서 대학 수학경시대회에 나가봤는데 결과는 너무 참담했고 입상조차 못했습니다. 저는 한 문제를 제외하고 어떻게 접근하고, 풀지 감도 안 잡히는데 시험 끝나고 커뮤니티에선 이번엔 너무 쉽다고 합니다. 저는 몇 달 동안 집중해서 공부해서 준비했는데 사람들은 그런 걸 왜 준비하냐고 평소대로 보면 되지 하는 사람들이 입상하고들 합니다. 저는 그냥 제 수준에 맞는 문제만 찾아 푸는 평범한 사람인데 실제 경시대회로 어려운 문제를 접하고 벽을 실감했습니다." 

질문의 요지는 내가 연구역량이 있는지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로 요약하면 되는 것 같습니다. 일단은 위로를 먼저 드립니다. 마음 많이 아프시겠습니다. 그리고 말씀을 드리기 전에 저도 제가 연구 역량이 있다고 생각해서 이야기들을 드리고자 하는 게 아님을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제 스스로의 부족함에 대해서 과거를 포함해서 현재도 수없이 번민하고 회의하지만 그럼에도 현재 연구자의 길을 추구하고 있는 평범한 사람일 뿐이구요. 그래서 아주 주관적인 제 견해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그냥 별거 아닌 누군가의 평범한 견해 정도로 그냥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위로를 드리고자 하는 것도 아니고 희망을 드리고자 하는 것도 아닙니다. 대학 수학 경시대회가 알려주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박사 학위자의 입장에서 박사를 하신 분들의 이력서를 볼 때 만약에 누군가가 대학 수학 경시대회 입상 수상을 한 줄 적어두면 그러가보다 하고 끝인 것 같아요. 가끔 그러한 경우들을 봤던 것 같긴 합니다만. 그런 것을 가지고 감탄하기에는 기본적으로 수학이라는 학문에는 괴물들 밖에 없어요. 학과 수석 이런 분들은 세고 셌습니다. 그래서 그런 것들을 봐가지고는 어지간해선 그렇게 압도당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수상 실적이 있고도 정작 연구에서는 두각을 드러내지 않는 그런 경우들도 적지 않게 봅니다. 그래서  대수경이라는 수상 실적은 연구 역량의 충분조건도 필요조건도 아니고 오히려 제 생각에 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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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수학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일을 업으로 살고 있습니다. 아기 아빠 입니다. 유튜브 '수학의 즐거움, Enjoying Math'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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