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늘 생각보다 많은 것을 해낸다
눈물의 가족 상봉을 한 지 5일 후, 두 아이들은 싱가포르에서 첫 등교를 했다. 아직 싱가포르라는 나라에도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이 싱가포르에서 학교를 다닌다고 생각하니 아이들만큼이나 어른들도 기분이 싱숭생숭했다. 설렘과 기대가 있었지만 부모로서는 걱정이 조금 더 컸던 것 같다. 큰 아이는 한국에서 영어유치원도 다니고 영어학원도 꾸준히 다녔기에 말하기가 완전하지는 않아도 어떻게든 소통은 하겠다 싶었지만, 둘째는 알파벳만 겨우 읽을 수 있는 수준이기에 아주 기본적인 것부터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화장실이 가고 싶은데 말을 못 해서 실수를 하지는 않을까, 실내 온도가 덥거나 추워도 말도 못 하고 땀을 뻘뻘 흘리거나 오들오들 떨다 오는 건 아닐까 그런 것들 말이다. 그래서 둘째한테는 영어로 화장실 가고 싶다는 말을 급히 연습시키고, 두 아이의 가방에 엄마 아빠 연락처랑 집주소를 적은 메모지를 넣어주었다.
등교는 부모님이 교실까지 함께 해도 된다고 해서 담임 선생님을 직접 뵙고 인사도 드리고, 아이들이 교실에서 자리 잡는 것까지 볼 수 있었다. 발길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아서 교실 창문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온 건 안 비밀. '잘 적응할 수 있겠지?' 하교는 스쿨버스를 타고 각자 오는 거라고 하니 집에서 기다리는 수밖에.
하교 시간이 가까워지자 남편과 함께 버스 정류장으로 가서 아이들을 맞이할 준비를 했다.
'과연 아이들은 어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