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키아벨리 정치학의 핵심은 '갈등 관리'

박효영
박효영 인증된 계정 · 언론인이자 글쓰는 사람입니다
2023/08/22
‘정치학’에서 갈등과 분열은 전통적인 탐구 주제다. ‘정치’라는 말 자체에 나와 타인의 다름에 따른 공공 결정의 어려움이 들어가 있는지라, 갈등과 분열은 정치 속에 내포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의 정치 연구 역사는 갈등과 분열을 부정적으로 바라봐왔다. 정치는 갈등을 최소화하고 그것을 해결해야 한다는 측면으로 이해되어왔던 것이다. 마키아벨리는 그러한 전통에서 벗어나 갈등과 분열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가능성으로 봤다.

마키아벨리는『로마사논고』를 통해 계급 갈등의 효용과 혼합 정치체제(정체)의 장점을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아리스토텔레스와 같은 고대의 혼합 정체론자들은 안정과 균형에 중점을 둔다. 그러나 마키아벨리는 혼합 정체의 긴장과 갈등 자체에 주목했다. 평민층과 귀족층은 어느 곳에나 존재하고 이들의 대립 전선이 팽팽해지면서 견제와 균형의 미학이 형성될 수 있는 것이 혼합 정체라는 거다. 이러한 혼합 정체의 성격은 로마 공화정의 역사를 통해 증명된다.『로마사논고』를 통해 공화정의 혼합 정체를 옹호한 마키아벨리는, 당시 자신이 발 딛고 있는 피렌체가 로마 공화정의 혼합 정체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키아벨리는『피렌체사 』를 통해 피렌체의 갈등을 부정적으로 묘사했다. 마키아벨리는 피렌체의 정치적 실패가 부패로부터 연유했고, 그 부패의 직접적인 원인이 ‘파벌간의 당파적 투쟁’이라고 진단했다. 로마의 갈등과 피렌체의 갈등이 도대체 어떤 차이가 있길래 마키아벨리는 전자는 긍정적으로 보고 후자는 부정적으로 봤을까. 마키아벨리가 해석한 로마와 피렌체에서의 갈등 작동 방식을 통해 ‘갈등과 분열’이 어떤 형태에서 정치적으로 효과적일 수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1. 로마
마키아벨리는 로마의 역사 연구를 통해 피렌체를 포함한 당시 이탈리아 국가들의 문제를 진단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기준점을 제시하려고 했다. 그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서 그는 『로마사논고』를 썼다. 로마 공화정의 정치 제도와 관행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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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2006년 고등학교 1학년 때 입시위주교육에 문제의식을 갖게 되면서 언론인의 꿈을 키웠고 2017년부터 고향 광주에서 서울로 올라가 직업 기자로 4년간 활동했습니다. 주로 국회를 출입하는 정치부 기자로 지냈고 2021년 3월부터 다시 광주로 내려와서 독립 언론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야구와 축구를 정말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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