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님의 CCTV

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4/05/30
 
얇은 이불을 끌어당깁니다. 어제도 창문 닫는 것을 잊고 잠들었습니다. 창문을 열고 잠들어도 춥지 않은 계절입니다. 
며칠 전부터 까칠한 마리가 창가를 날아다닙니다. 늘 집 밖을 꿈꾸는 고양이는 날아다니는 것을 게다가 그렇게 움직이는 것을 처음 본 것일 테니 잔뜩 털을 세우고 꼬리를 한껏 부풀리고 게다가 꼬리를 파르르 떨기까지 합니다. 까치는 집안의 고양이를 보며 크게 웁니다. 
 
그걸 본 고양이는 검은 미확인 비행체의 행방을 주시하며 유리창에 찰싹 달라붙어 밖으로 튕겨 나갈 듯이 경계합니다. 
유리창이 없었다면 몇 번이고 달려들어 공격을 했을 테고 검은 비행체는 잡히지 않은 채 고양이는 추락할 것 같습니다. 전혀 그럴 일이 없으니 바라만 보고 있습니다. 
간혹 그 한 마리 까치가 갇혀있는 고양이를 놀리는 건 아닐까 하고 생각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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