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받은 싱글과 안 팔리는 책에 대하여

백승권
백승권 인증된 계정 · Writer & Copywriter
2024/03/12
싱글 인 서울


상처는 숨기고 싶은데 작가는 되고 싶다?

2018년에 신춘문예 단편 소설에 당선되었다. 2007년부터 회사에서 광고 카피를 썼다. 그전부터 영화 리뷰를 썼다. 그전에는 아마 일기장에 동시를 써서 숙제로 제출하기도 하고 독후감도 쓰고 학교 대표로 백일장 대회에 나가 상도 몇 번 탔을 것이다. 이름이 불리면 교실 책상에서 일어나 책을 읽어야 했던 나이 때부터 글을 써왔다. 새로 산 공책이든 아이패드 메모앱이든 호텔 침대 위에 놓인 안내문의 뒷면이든 패션 매거진 화보의 한쪽 구석 여백이든 다양한 형태의 글을 써왔다. 글이라고 부르는 각자의 기준과 경계가 있을 것이고 그런 기준의 주변부와 경계를 관통하며 글을 써왔다. 어떤 글은 월급이 되어 쌀과 바꿨고 어떤 글은 이직할 때 경력 증명서가 되었고 어떤 글은 지인 결혼식을 위한 청첩장, 어떤 글은 가까운 이들과 나누는 성탄절 카드가 되었다. 임수정, 이동욱 주연의 영화 싱글 인 서울에 등장하는 글은 에세이다. 싱글이 쓰는 에세이. 주로 서울 사는 싱글들을 주요 독자로 정한 에세이, 잘생기고 유능하고 부유하고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며 외로움과 허세를 사진과 독백으로 드러내는 남성 강사가 쓰는 에세이. 에세이가 작가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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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ywriter. Author. 『저항 금기 해방-여성영화에 대하여』, 『너의 시체라도 발견했으면 좋겠어』, 『도로시 사전』, 『광고회사를 떠나며』, 『저녁이 없는 삶』 등을 썼다. 신춘문예 단편소설 당선. sk027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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