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록위마의 시대, 윤석열 정부를 평하다] 15편 20세기의 기억을 지워야 새로운 길이 보인다 : 뒤르켐의 <사회분업론>을 통해

 합의점을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고 좌파정당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논의를 했는데 되려 더 차이점만 명확해진 것 같다. 내 입장에서 적는 글이니 상대방의 입장에서는 부당한 요약이라 느낄 수도 있겠지만 내 생각을 솔직하게 적어보자면 나는 지금의 한국 범진보진영, 특히 좌파세력들이 방향성을 상실한지 오래라 진단한다. 내가 지금 쓰고 있는, 그리고 곧 출간될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근대사회론은 그러한 한계를 마르크스주의에 입각해 돌파하려는 지난한 시도이다. '사회적 공화정', '시간의 정치학', '임금농노제' 등의 키워드를 마르크스의 사유체계로부터 끄집어내어 추상적이나마 방향성을 제시하고 그러한 큰그림 하에 계속해서 작은 기획들을 이어갈 수 있도록 담론장을 만드는 게 목표이다.

1. 뒤르켐적 기획으로서의 조합주의적 복지국가와 20세기
에밀 뒤르켐, 출처 : https://www.unipress.co.kr/news/articleView.html?idxno=831
그런데 이러한 담론장이 받아들여지는데 있어 가장 큰 문제가 내가 생각하기에는 지난 20세기의 역사에 대한 인식이다. 20세기가 '예외적'인 시대였다는 점을 전제로 논의를 펼쳐야 하는데 반대로 다들 20세기, 특히 유럽의 20세기가 보편적인 경로라 생각하는 어떤 강한 경향성을 논의를 하다보면 자주 느끼고는 한다. 저번부터 계속해서 21세기는 19세기의 고차원적 재현이라는 말을 하는 건 20세기를 보편으로 생각하는 어떤 경향성에 대한 반발 때문이었다. 20세기를 예외적인 시대로 규정하고 21세기를 19세기의 고차원적 반복으로 파악할 수 있다면 불평등 등의 여러 문제들을 새롭게 독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19세기의 지적 자원으로부터 더 많은 논의들을 끄집어낼 수 있다.
뒤르켐의 <자살론> 출처 : https://www.aladin.co.kr/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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