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한 동료에게 드리는 응원가

박범진 · 여의도에서 직장생활합니다.
2021/10/15
잘지내셨나요?

OO씨가 사무실을 그만 둔지 시간이 꽤 흘렀네요.

우리가 습관적으로 쓰는 ‘시간이 흘렀다, 시간을 흘려보내다’ 라는 말은 물처럼 한방향으로 움직여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의 불가역성 또는 여기에 순응하는 사람들의 태도를 담은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순환하는 물처럼 시간 역시 반복되는 주기를 갖기도 하니 돌이킬 수 없는 것은 결국 이러한 시간을 채우는 사람과 상황, 그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아닐까 싶어요. 제 기억에 남은 OO씨와 함께 일한 시간은 다시 올 수 없겠지만, 지난번 말씀드린 것처럼 다시 시작될 새로운 일터에서의 시간이 조금은 더 수월해 지시길 기원하는 마음에서 몇가지 생각을 나누고자 합니다.

이십년 넘게 일한 광고회사 임원을 그만두고 자신의 취향껏 선별한 책을 구비한 서점에서 사람들을 맞이하는 한 책방주인은 “직장은 운동으로 치면 개인 경기가 아니라 팀 스포츠다. 팀워크가 중요하다…태도가 경쟁력이다. 각자 나름의 소양과 재능을 지녔지만 재능을 꽃피우는 건 태도다. 씨앗을 심는다고 모든 씨앗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것이 아니라 그 씨앗이 예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게 하는 힘이 태도인 것 같다. 그 태도가 여러 사람과 같이 일을 할 때 정말 중요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해요.(높은 자리까지 올라간 사람들은 참 말을 간단명료하게 하죠? 정작 자신들의 개인문제도 이렇게 상쾌하게 정의하고 결론을 내는지는 모르겠지만요.) 제가 이런 말을 꺼내는 건, OO씨의 태도에 문제나 인성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서가 아니에요. 다만 본인 스스로에 대한 타인의 평가에 있어서 불리한 오해를 가져올 수도 있는 부분, 특히 본인과 잘 맞지 않는 합을 가진 사람과의 관계에서 이러한 부분을 최소화하면 더 좋을 것 같아서 드리는 말씀이에요.

자연스럽게, 선택의 여지나 뚜렷한 목적없이 형성되는 1차 집단과 달리, 대부분의 일터는 일정한 목적을 위해 참여자의 선택과 결정으로 구성된 2차 집단이죠. 이런 곳에서는 목적달성과 (회사와 개인 상호간의) 선택이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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