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점프 황금기 대해부 #2 1990년대, 리얼리티의 탈취(脫臭)와 양키만화

박인하
박인하 인증된 계정 · 만화평론가, 만화연구자
2023/02/09
<매거진>이 비우고 떠난 소년 독자를 겨냥해 철저하게 12세 소년의 욕망에 부합하는 작품을 발굴, 연재한 <소년점프>의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소년점프>는 서서히 부상하여 마침내 1980년대를 맞이한다. 

소년점프 황금기는 <북두의 권(北斗の拳)> 연재가 시작된 1983년 9월을 기점으로 <슬램덩크(SLAMDUNK)> 연재가 종료된 1996년 6월까지 약 13년이 '점프황금기'에 해당한다.


소년점프 황금기 대해부 #1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1990년대 '점프황금기' 만화, 일본의 연호를 따르면 소년점프 황금기 중에서 '헤이세이(1989-2019)'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대중문화는 늘 시대를 반영한다. 나중에 다시 다루겠지만 1970년대 '(소년)매거진의 시대'는 청년들이 "현실 저편에 있는 '꿈'을 희구"하는 시대였다.

전공투의 몰락 이후 시대는 "미타 무스케가 주장한 '이상'과 '꿈'의 시대에서 '허구'의 시대로의 전환에 조응"했다. 요시마 순야는 <헤이세이 일본의 잃어버린 30년>(AK, 2020)에서 "일본 사회의 리얼리티 감각은 이미 현실과 그 저편에 있는 것과의 긴장관계가 사라진 '허구'의 지평에 안주해갔다"고 지적했다.(p.28)

1960년대 현실 저편에 있는 꿈을 희구하는 시대를 반영하는 대표작이 타카모리 아사오[高森朝雄, 카지와라 잇키(梶原一騎)라는 필명으로 <거인의 별>, <무한의 파이터(空手バカ一代)> 등의 원작을 집필했다]가 글을 쓰고 치바 테츠야(ちばてつや)가 작화를 한 <내일의 죠(あしたのジョー)>(1968-1973)다.(역설적으로 다카모리 아사오는 보수주의자였다.) 1950년대 후반 노동운동, 반핵운동, 평화운동이 벌어졌다. 1960년 미일안보조약을 연장하려는 정부와 미국의 정책에 반대하는 '반대투쟁'이 폭발했고, 1965년대 중반에는 베트남전에 반대하는 반전운동이 벌어졌다.
<내일의 죠> 마지막 장면(고단샤)


"1,8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반전운동의 절정기였던 1967년부터 1970년...
박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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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한국만화, 일본만화, 웹툰, 그래픽노블 등)를 좋아합니다. 보고, 연구하고, 글을 씁니다. 2020년부터 서울웹툰아카데미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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