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타임머신과 타인머신 -
2022/07/30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은 두 개의 머신을 가지고 있다. 타임머신과 타인머신이다. 쓰는 사람은 이 두 가지를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는 위력을 가진다.
남는 건 사진뿐이라는 말이 있다. 과거의 나를 기억하고 되새기는 일에 있어서 이미지화된 사진 한 장이 얼마나 기특한 역할을 하는지를 설명해주는 말이다. 좋은 카메라가 아니어도, 창의적인 구도가 아니어도, 연출된 포즈가 아니어도, 그저 습관적으로 가벼운 무게를 담아 찍어 놓은 사진 한 장은 잠시 그 순간으로 나를 데려다 놓는다.
글은 사진보다 더 많은 것이 남는다. 글은 그 시절의 존재의 언어로 빼곡히 채워진 흔적이기 때문이다. 그것을 읽는 순간에 그 순간으로 나를 데려다놓는 정도가 아닌, 잠기게 만들어준다. 그 계절은 이런 의미였구나, 그 사람은 이런 인연이었구나, 그 구간은 이런 향기를 가졌지, 그때의 나는 누구였고, 어디에 있었고, 이런 생각과 마음을 간직하고 있었구나.
페북이 보여주는 과거의 오늘이라는 기능 안에서,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