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나라> - 아쉽고 안타까운.
2024/10/27
<행복의 나라>는 10.26 사건의 주동자인 중앙정보부장 김재규의 수행비서관 박흥주 대령 재판을 모티브로 한 영화다. 박흥주 대령은 사건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단심제 군법 재판에 회부된다. 이를 변호하고자 하는 가상의 인물 변호사 정인후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연기는 잘했으나.
정인후에겐 자신의 성향과 다른 아버지가 있다. 아버지는 운동권을 도와줬다는 이유로 수감당했다. 그런 아버지를 두고, 정인후는 자기만 올곧으며 바른 사람이라고 비꼬듯 말한다. 이는 아버지의 태도는 존중하나 그렇게 따라 하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에서 나온 말일지도 모르겠다. 다른 한편으로는, 너무나 정직하고 올바른 아버지가 답답하게 느껴져서 그런 말을 했을 수도 있다. 어느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전형적인 부자 관계로 보인다.
운동권을 돕다가 수감된 아버지가 있어 그런지 정인후는 군인들에 대한 불신과 혐오의 정서를 가지고 있다. 전두환과 대면 장면에서 이를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그런 감정을 가지게 된 구체적인 이유는 없다. 운동권을 돕다가 수감된 아버지. 군인들에게 끌려가 폭행을 당하는 장면이 있긴 하지만 그것만으로 저 감정을 설명하기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아니면 당시의 일반인들이 가졌던 보편적인 감정을 투영한 것일 수도 있겠다.
이런 서사를 지닌 변호사 정인후는 자신의 유명세 키우기 위한 기회로 생각해 박태주 대령 재판에 뛰어든다. 캐릭터 특징에 부합하는 부분이라 납득이 어렵진 않다. 하지만, 영화 중후반부터 재판에 임하는 정인후의 태도가 달라진다. 박태주 대령을 ...
시사, 영화 그 이외에 세상 모든 것들에 대해 조금씩 관심을 가집니다. 한 우물을 파기보다는 여러 우물을 깔짝 깔짝 파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기록하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