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상담과 심리 상담

이종철
이종철 · 전문 에끄리뱅
2024/05/29
한국의 대학들이나 몇몇 관심 있는 학자들을 중심으로 한국에서도 철학 상담(Philosophical Praxis)에 대한 논의가 적지 않고, <한국철학상담치료학회?가 설립이 된지 도 벌써 15년 가까이 된다. 이 철학 상담이 심리 상담이나 기타 다른 상담처럼 일선에서 내담자를 상대로 직접 활용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은 별로 정보가 없다. 하지만 이미 미국 같은 경우에는 전문 워크샵도 열리고 임상에도 광범하게 활용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런 추세를 고려한다면 설령 한국에서 아직은 임상을 위한 정확한 원칙이나 제도가 생기지 않아서 적극 활용되고 있지는 않지만, 조만간 많이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해볼 수 있다. 그런데 과연 철학 상담이 심리 상담과 어떤 차이가 있는 지를 모르겠다는 지적이 많이 있다. 이 문제가 명쾌하게 정리가 되지 않을 경우 철학 상담의 정체성 문제도 그렇고, 앞으로 이어질 임상 과정에서도 많은 문제를 안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 문제와 관련해 학계에서도 심리 상담과 철학 상담의 같음과 다름을 가지고 적지 않은 논쟁이 있었다. 나 역시 이 문제를 오랫동안 고민해 왔는데, 최근에 나는 철학 상담과 심리 상담 간에 분명한 차이가 있다는 생각이 점점 더 강해지고 최소한 나름대로 해답도 얻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철학 상담은 생긴지 40 년 정도 뿐이 되지 않은 신생 학문이다. 철학 상담은 독일의 철학자 G. 아헨바흐(Achenbach)가 전통적인 철학의 지혜와 통찰, 지식 구성의 방법론 등을 심리적으로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들의 문제에 활용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처음 시작했고, ‘철학상담’(Philosophical Praxis)이라는 개념도 만들었다. 여기서 '상담'을 의미하는 말로서 심리 상담에서 흔히 사용하는 Counselling이 아닌 Praxis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 자체가 심리학과 일정한 거리를 두겠다는 의사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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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비판》와 《일상이 철학이다》의 저자. J. 이폴리뜨의 《헤겔의 정신현상학》1(공역)2, G. 루카치의 《사회적 존재의 존재론》 전4권을 공역했고, 그밖에 다수의 번역서와 공저 들이 있습니다. 현재는 자유롭게 '에세이철학' 관련 글들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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