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한 두 살

박주얼
박주얼 · 미국 소아과 의사
2024/03/27
미국 영유아건강검진 (Well Child Visit) 24개월 차

미국 소아과를 찾는 생후 24개월 아이는 이론상 문제가 없어야 하는 아이입니다. 웬만한 예방접종은 24개월 이전에 다 맞기 때문에 수많은 감염병으로부터 면역이 생긴 상태라 이제 4살이 되기 전까지는 매년 독감 백신 빼고는 맞을 백신이 없습니다. 또한 6개월 전 18개월 차 건강검진에서 정식 발달평가를 하고 자폐증 선별검사를 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24개월 검진에는 추가 검사를 해 문제가 없는지 더욱 확실히 확인을 합니다. 12개월 때 했던 빈혈수치와 납 수치를 다시 확인하고, 18개월 때 했던 자폐증 검사를 한번 더 반복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나 한국이나 아이가 두 살이 되면 부모에겐 아이가 하는 모든 행동이 다 문제 같습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생떼가 시작되기 때문이죠. 흔히 "뗑깡"이라고 부르는데, 이 단어는 원래 경련, 혹은 간질을 뜻하는 일본 의학용어인 "전간"에서 파생되었다고 하니, 생떼가 얼마나 격할 수 있는지 부모님들의 고통을 반영하는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는 생떼를 "tantrum"이라고 부르는데요, 두 살부터 이런 tantrum이 시작하기 때문에 이 시기를 "terrible two", 즉 "끔찍한 두 살"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렇게 생떼 부리는 것이 육아에서 넘어야 할 큰 산이다 보니, 이미 숱한 육아서에서 아이들을 어떻게 훈육해야 하는지 다루고 있고, 최근에는 많은 한국의 부모님들이 오은영 선생님을 통해 배우고 있죠.

제가 미국 소아과 전공의로서 배우는 훈육의 기본적인 원칙도 육아서나 오은영 선생님의 방법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워낙 숙지해야 되는 내용이 많다 보니, 저도 공부하는데 쉽지 않았고, 비슷하게 느끼는 젊은 부모님들도 많을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미국에서 수련을 받으며 그나마 도움이 됐던 것은, 아이의 올바른 발달을 위한 효과적인 과학적 결과들을 간단한 원칙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저희 병원의 발달행동학 수련은 뉴욕의 유명한 병원인 Mou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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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의대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소아과 수련중인 전공의 박주얼입니다. 한국의 의료와 미국의 의료, 두 시스템 사이에서 느낀 점을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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