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조선의 역사 (1)

이문영
이문영 인증된 계정 · 초록불의 잡학다식
2023/10/18
기자조선은 우리나라 역사에서 사라진 나라이다.

단군이 중국에서 온 망명객 기자에게 왕위를 넘겨주었고, 기자조선은 천 년을 이어가다가 연나라 망명객 위만에게 나라를 빼앗기고 그 왕 준은 남쪽으로 도망쳐서 마한에서 나라를 세웠다고 한다.
<기자지> 기자 초상 (한국학중앙연구원)

이성계가 세운 조선에서는 기자조선을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흔히 아는 "동방예의지국"이라는 말은 기자조선에서 유래한 것이다. 기자가 예의를 가르쳐서 동방예의지국이 된 것이다.

구한말(이 말을 쓰지 말자는 의견은 종종 보는데, 왕국 조선과 대한제국 사이의 시기를 지칭하기에 이 말이 매우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근대 국가"라는 개념에 처음 눈 뜬 사람들은 기자를 높이 평가했다. 중국과 대립하여, 중국 못지 않은 나라임을 증명할 수 있는 존재라 여겼던 것이다. 하지만 "민족"이라는 개념에 눈 뜬 사람들은 이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기자는 중국에서 온 망명객이다. 중국인이다. 한국인과 중국인은 다르다. 다른 민족에서 온 사람이 왕이 되어 다스렸다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 기자의 통치는 식민통치와 다를 것이 없다. 그들의 사고는 이렇게 나아갔다.

여기에 더해서 식민사관이 덧씌워졌다. 식민사관의 타율성 이론, 즉 한국사는 주변국에 의해서 좌우되었다는 이야기가 기자조선에 딱 맞는 이야기였다. 그래서 단군의 이야기는 신화이고, 기자는 그나마 사료가 있다고 하여 기자조선으로부터 한국사를 시작하는 것을 보고 식민사관이 기자조선을 밀고 있다고 판단했다. 기자조선에 대한 반감은 더욱 커졌다.

그리고 역사 연구가 진...
이문영
이문영 님이 만드는
차별화된 콘텐츠, 지금 바로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하이텔·이글루스에서 사이비•유사역사학들의 주장이 왜 잘못인지 설명해온 초록불입니다. 역사학 관련 글을 모아서 <유사역사학 비판>, <우리가 오해한 한국사>와 같은 책을 낸 바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역사를 시민에게 쉽게 전달할 수 있는 책들을 쓰고 있습니다.
160
팔로워 847
팔로잉 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