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 않는 것이 먼저 - 주식은 심리다
2023/09/06
오히려 반대다. 최소한 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방어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저자는 주식 중독으로 인한 환자들을 전문적으로 치료하고 있는 전문의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 책의 목표는 주식 중독 환자에게 하지 말라고 하는 대신 그나마 감당 가능한 범위 내에서 일상생활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처방전을 기록한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어디서 읽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어느 정신과 의사가 쓴 책을 보면 다른 의학과 마찬가지로 정신의학 또한 무조건 100% 완치를 시킨다는 등, 최상의 조건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고 했다. 적절히 일상 생활 가능한 수준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하지 말라고 하는 대신 이런 처방전을 내리는 이유는, 하지 말라는 말로 인간의 행동을 제어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마치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고 했을 때 코끼리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주식시장이라는 무서운 코끼리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저자가 가장 먼저 꼽는 건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다. 꼭 심리적인 것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재무 상황, 투자를 통해 얻고자 하는 목표, 자신이 투자를 위해 투입할 수 있는 시간, 자신의 기질과 성격이라는 것이다. PER이나 재무제표 분석은 그 다음이라는 얘기를 덧붙인다.
당연하지만 다시 한 번 새겨들어야 할 이야기다. 상대방이 아무리 약한 상대이더라도 눈을 감은 상태로 싸우면 이길 확률은 희박할 것이다. 완전히 눈을 뜬다는 건 어렵겠지만, 그래도 앞이 희미하게나마 보일만큼이라도 눈을 뜨고 나서 싸워야 대략적으로 치명상은 피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떻게 눈을 뜰 것인가가 문제다. 눈을 떠야 한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있을까. 누구라도 손해를 보고 싶어서 보는 것도 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