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쓰는사람 윤준식
편지쓰는사람 윤준식 · 많이 쓰자! 비록 똥글로 끝나더라도
2023/09/03
- 팔복동 첫 번째 이야기: 내겐 마뜩잖은 <팔복동 공장마을>

“요즘 팔복동이 뜬다면서요?”

두세 달 전부터 저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제가 잦은 로컬기행에 나서기 때문에 전국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잘 알고 있는 줄 착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만, 전주 팔복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한편으론 의문이 생겼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주를 전주와 한옥마을 정도로 인식합니다. 물론 전주라고 하면 ‘막걸리집’, ‘가맥’, ‘한복사진’, ‘전주비빔밥’ 등을 떠올리지만, 이런 개념들은 전주라고 하는 장소에서 파생되는 문화관광 아이콘에 지나지 않습니다.
팔복동 공장마을을 한 눈에 보여주는 마을지도 (사진: 윤준식)
◆‘전주&팔복동’의 장소성에 대한 의문

전주는 ‘65만 인구가 살고 있는 206.04평방킬로미터의 면적의 공간’입니다. 그렇다면 전주라는 장소를 인식함에 있어 ‘전주’라는 화두가 나오면 “전주 어디?”라는 질문이 따라와야 하는데 그런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의미를 지닌 특정한 장소-베뉴(venue)로서의 전주는 한옥마을 정도입니다. 그나마 최근에는 한옥마을 북서쪽으로 ‘객사길’, ‘웨딩의 거리’, ‘차이나 거리’ 등이 특화되고 있어 장소로서의 전주 이야기가 풍성해지기 시작했습니다만, 이 또한 전주 사람 혹은 전주를 자주 드나드는 사람들이나 아는 이야기일 뿐입니다.

필자 주;
필자는 ‘~리단길’이란 표현을 선호하지 않습니다. 지금 언급한 거리도 객리단길, 웨리단길이라 하지만, 로컬리티가 제거된 복붙된 표현을 사용하는 건 로컬을 정형화하고 규격화하는 행위이며 로컬을 존중하지 않는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논점이 명료해지는 때에 제 나름의 ‘리단길 비판론’을 펼쳐보일 계획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팔복동’이라는 전주의 지명이 등장해 놀랐습니다. 게다가 팔복동이 뜬다니 무슨 이야기인가?

그때부터 전주시 덕진구 팔복동에 관심을 갖고 눈여겨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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