뜀박질

2022/07/19

다리 두 개는 가지고 태어났지만 침대에서 나올 의지의 수단, 이동용 도구 정도로 사용했던 것이 전부라고 단언할 수 있겠다. 왜 한 개도, 세 개도 아닌 두 개인지 약간의 궁금증을 가지고 살아가던 중, 나름의 이유를 찾게 된 것이 일 년여 정도 되었다. 두 다리를 번갈아 가며 내디디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 나는 ‘뜀박질’의 매력에 좀 빠져버렸다. 

   으레 있는 운동회 달리기에서 여섯이면 육 등, 다섯이면 오 등, 어쩌다 삼 등(넷이서 달렸다)의 기억을 가지고 성인이 되었다. 달리기는 나에게 아르마딜로 정도 되는 거리감을 유지했는데, 존재하는 것은 알고 있지만 나와는 같은 지구에 있다는 것 말고는 어떠한 접점도 없는 정도라 볼 수 있겠다. 

   그날따라 마실용 레깅스가 있었고, 몇 달 전으로 거슬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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