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백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2021/11/18
나는 지금 내가 제일 좋다.
그 누구도 부럽지 않다.
나는 동네 백수다.
백수의 유니폼인 후줄근한 추리닝에 슬리퍼를 질질 끌고 동네 마트를 들렀다. 
최애 과자 몇 봉지를 사들고 털레털레 돌아오다가 폐지 실은 수레를 끄는 할머니를 보았다.
아직 그 업계에 입문한지 얼마 안 되셨는지 프로의 꼼꼼함이 부족했다.
헨젤과 그레텔의 빵조각처럼 그녀의 걸음 뒤로 종이 박스가 하나씩 하나씩 떨어지고 있었다.
그 옆으로 한 젊은 남자가 지나가며 주춤했다. 그러나 이내 스치는 발걸음이 빨라지고 멀어졌다.
할머니가 떨군 폐지들은 자연스럽게 내 차지가 되었고 곱게 주워 모아  그녀의 수레에 살포시 올리며 친한 척 해보았다.
 "어르신, 제가 살짝 거들까요?"
"아이고,  고맙데이."
우리는 마치 오래 알아온 지인처럼 별 말 없이도 친근했고 ...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2
팔로워 2
팔로잉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