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좀 찾아오소. 제발...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3/06/11
"내일 일꾼 한 명 올거야"

그 말은 점심 준비를 하라는 뜻이다.
머릿속으로 재빨리 냉장실 냉동실 재료둘을 점검해 본다.
국은 해장국 한 봉지 뜯고...  생선  두부 야채도 이것저것 몇 가지 있다.
대충 가짓수를 맞출 것 같구먼.  안심하고 잠에 빠져들려다가 아차. 오늘 택배가 4개나 도착해 택배함에 있다는데 낼 아침 일꾼 데리러 갈 때 다 수거해 오라 해야겠군.  싶어 벌떡 일어났다. 남편은 이미 잠들었을테고 낼 아침에 나갈 땐 내가 못 깰 수도 있어.  그럼 어떻게 택배 찾아오란 말을 전하지?
머리를 굴리다 지나간 달력 뒷면에다 글씨를 써서 현관에 붙여놓기로 했다.  굿 아이디어다.
' 아침에 일꾼 데리러 갈 때 택배 싣고 오셔요'
커다랗게 써서 테이프로 현관에 떡하니 붙여놓았다.
결과는?  잊어버렸단다.

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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