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진 · 사회심리학 이론을 덕질하고 있습니다.
2023/11/21
"인간은 상황의 변화와 환경적 요구에 스스로를 맞추어 적응시키는 가변적인 존재입니다."

"인간의 정신적인 역량은 한정되어 있어, 정신적으로 바쁠 때에는 현실을 이해하기 편하게 왜곡시킵니다."

위의 두 진술을 가만히 곱씹다 보면, 초보 부모들의 심리를 이해할 수 있는 실마리가 잡히게 됩니다. (만일 혼자 힘으로 이해하시는 데 성공하셨다면, 이하의 글은 읽으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세상 어느 학문이건 다 그렇겠지만, 대학원에서 2년 이상의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사람들이라면 어떤 문제를 대하든 간에 자신이 일관되게 적용할 수 있는 고유한 인식론을 가지고 접근합니다. 그리고 그 인식론은, 자신이 전공한 학문에서 현저한 합의가 이루어진 기초적인 진술들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사회과학 분야의 전공자라면 '인간이란 어떠한 존재인가?', '사회란 어떠한 존재인가?' 와 같은 질문에 답하기 위한 기본 전제(basic assumption)를 바탕으로 삼아서 인식론을 도출해 냅니다.

이제부터는 그 수많은 학문들 중의 하나의 분과학문에 속하는 사회심리학을 통해서 초보 부모들의 심리를 이야기할까 합니다. 맘카페 그 자체도 하나의 사회심리학적 현상일 수는 있겠습니다만, 일단은 커뮤니케이션 연구자 분들께 우선권을 양보해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우선 주목할 것은 초보 부모들이 부모라는 역할 앞에서 대체로 공통적으로 겪게 되는 특정한 심리적 경험입니다. 그리고 이 경험을 먼저 이해하고 나면, 그 다음에는 맘카페를 이해하는 것이 한결 수월해질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참고: 이 글에는 '부모' 라는 단어가 주로 쓰이고 있으나, 단어 자체가 성 불평등하다고 주장하시는 분들도 분명 계실 것이고, 부모의 문제와 엄마들의 문제는 서로 같지 않다는 지적도 나올 것 같습니다. 가장 적절한 단어는 학계에서 많이 사용하는 '주 양육자' 일 텐데, 너무 딱딱한 표현이어서 일부러 배제한 점 양해 바랍니다.)

첫째, 자녀를 출산하고 양육하게 된 부모들은 그 이전에 비하여 위험과 불안을 더욱 크게 경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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