맺어지고도 끊어지는

바코드 · 직업 숫자
2024/03/24
오늘은 외사촌의 결혼식이다.

10년 만에 만났지만 한눈에 알아봤다. 정신없을텐데 너무 잘 어울리는 드레스를 입고도 자유로운 포즈를 취하는 사촌을 보고

"화이팅! 좀만 더 있으면 밥먹는다!" 를 외치고 나왔다.

같이 사진 찍으러 간 사촌동생들을 처음 봤을거다. 10년 전엔 누워있거나 자거나 얼굴이 제대로 기억도 안났을텐데 사진을 찍었다.

신부 대기실을 나와 많은 인파를 뚫고 여기 저기 돌아다녔다. 어머니는 가족들을 정말 오랜만에 보고 반가워하셨다. 나는 하루종일 잘 모르는 가족들에게 인사하고 다녔다. 보문동에 사시는 오촌 당숙부 당숙모 빼고는 누구신지 알 수가 없었다. 그냥 다수의 어머니의 사촌들 등 나는 그들이 누구인지 몰랐다.

심지어 나의 사촌도 10년만에 보지 않는가...

어머니가 '이제 얘가 서른이에요'라고 말하실때마다 어색했다. 나는 아직 내가 서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데 서른이라니...

가족이란 무엇일까.
가족이란 어디까지 연결되는 것일까.
알 수 없다.

결혼식장은 논현동에 위치한 주택을 개조하여 만든 곳이다. 때문에 식장이 곧 식당이다. 먼저 도착한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앉고, 2층에 겨우 올라갔으나 그곳에도 자리는 없었다. 어머니와 이모님들은 자리를 잡고 앉았다. 나는 이럴 바에 빨리 답례품 받고 강남이니 맛있는거 먹으러 나가는게 맞다 생각했다.

"일단 있어봐~"

우리 어머니는 충청도 출신이시다.
저 말인 즉슨, 다른 사람(이모들 등)과의 대다수의 의견을 따라 하자는 말이다.

수원깍쟁이인 나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뷔페식 식당인 이 곳은 음식을 받기 위해서 줄을 섰기 때문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빨리 포기하고 나가는게 맞았다.
나는 어머니께 나가서 따로 먹고 집갈 때 돌아오겠다고 말씀드리곤 나왔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있고 자리가 없는지 묻고 있었다. 그곳의 진행요원들은 수많은 사람들의 문의로 땀을 흘리고 계셨다.

안타까운 상황이 아닐 수가 없다. 그 순간은 이곳이 지옥이요, 아비규환이었다. 심지어 유리지붕이라 실내는 매우 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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