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코셔(kosher) 음식 만드는 튀르키예, 이스라엘과 무역 중단 피해자는 누구일까?
2024/05/20
이베리아반도에서 오스만 제국으로... 이주 500년 역사를 간직한 터키 유대인 사회
유럽 정취가 물씬 풍기는 이스탄불 베이오을루(Beyoğlu)에는 유대인 박물관이 있습니다. 신자가 아닌 방문객에게 개방하는 성당, 모스크, 사찰과는 달리 유대인의 예배 공간, 시나고그(synagogue)라 불리는 회당은 유대인들에게 너무나도 거룩한 장소라서 여간해서는 이방인의 출입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유대인 문화를 체험해 볼 기회가 없었습니다.
튀르키예에도 유대인이 있습니다. 튀르키예는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세 대륙에 걸쳐 방대한 세력 판도를 자랑했던 오스만 제국의 승계 국가이기에 유대인이 거주하는 게 당연해 보입니다. 1492년 이베리아반도에서 마지막 남은 무슬림 왕국 그라나다가 성난 기세를 올리는 기독교 왕국 카스티야에 함락되면서, 그곳에서 무슬림과 함께 살았던 유대인들이 살길을 찾아 고향을 등지고 대거 이스탄불로 몰려들었습니다.
유대인 정책연구소(JPR, Institute for Jewish Policy Research)에 따르면, 튀르키예에는 유대인이 약 1만 4300명 살고 있습니다. 대부분 조상이 이베리아반도에 살았던 세파르딤(sefardí)이고, 튀르키예 국적자입니다. 500년 넘는 세월, 이들은 이스탄불과 아나톨리아에 뿌리를 내려 살면서 터키어를 익혀 터키 사람으로, 터키 유대인(Turkish Jewry)이 되었습니다. 박물관 이름도 '500주년 기념 재단 터키 유대인 박물관(500. Yıl Vakfı Türk Müsevileri müzesi)'입니다. 터키어로 유대인은 모세를 따르는 사람들이란 뜻으로 뮈세위(müsevi)입니다.
튀르키예 국적법이 이중 국적자를 인정하니까 개중에는 이스라엘 여권을 동시에 가진 유대인이 제법 많을 겁니다. 그래도 터키 땅을 고향이라고 생각하여 이스라엘로 건너가지 않고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