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31

  대한민국 전체가 슬픔의 무게에 짓눌리고 있다. 그리고 안타깝게 소중한 이들을 떠나보낸 이들이 그 무게를 가장 많이 지며 오늘도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고통스러운 하루를 보내고 있다. 남겨진 자들이 계속 짓눌리지 않도록 우리는 그들을 최대한 배려하고 도와야 한다. 지금은 책임을 물을 때가 아니라, 함께 울어줄 때이다.

 함께 울어주지 않아도 된다. 울어준다는 말은 좀 과한 것 같다. 내가 생존자면 울어주라고 말하지 않을 것이다. 도와달라고도 말하지 않을 것 같다. 잠시 시간을 달라고 말할거다. 생존자들로선 정리할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어떤 사적인 감정이라면 같이 울고 끝내면 될거다. 그러기엔 마주한 상황이 너무 거대하다. 아마도 이전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우린 그들에게 시간을 줘야한다. 책임을 물을 때가 아니라, 각자가 이 상황을 소화할 시간을 줘야 한다. 

 대한민국 전체가 슬픔의 무게에 짓눌리고 있나. 아니다. 어제 광화문 앞은 그와는 별개로 활기차 보이는 사람들이 많았다. 신촌, 홍대, 강남에서 그런 사람들을 쉬이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생존자들, 피해자들의 가족들은 지옥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겠지만, 사람들은 그들을 볼 수 없다. 이것이 피해자와 생존자가 아닌 사람들이 보는 지금이다. 그러니 나머지 사람들은 무엇을 해야하나. 내 생각은 나머지 사람들에게도 생각할 시간을 줘야한다는 것이다. 

 내가 그러고 있기 때문이다. 토요일 밤 자정이 넘은 시간에 엄마가 내게 전화하셨다. 괜찮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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