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나를 ‘막돼먹은’ 여자라 부른다 : 히스테리 파헤치기
2023/01/09
우리 학교 기숙사에는 기숙생을 지도하고 감시하는 무시무시한 사감 한 분이 계십니다. 사감 선생님은 30대 후반의 못생긴 노처녀. 우리는 이 사감 선생님을 B사감이라 불러요. B사감은 기숙사에 남자가 면회하러 오는 걸 무지하게 싫어하십니다. 심지어 가족인 아빠 조차도요. B사감은 다른 학교 남학생에게 러브레터가 오면 러브레터 수신자를 불러 잔소리를 퍼붓기도 했어요. 결국 우리는 B사감의 히스테리를 견디지 못하고 다 같이 휴학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이 사태에 교장 선생님까지 나서서 B사감을 타일렀지만 B사감은 오히려 아랑곳하지 않고 더 제멋대로 굴었습니다.
위 이야기는 청소년 필독서로 꼽히는 현진건 소설가의 단편소설 <B사감과 러브레터> 내용입니다. 학생 때 이 소설을 읽고 들었던 생각은 단연 ‘B사감 왜 저래?' 였습니다. 소설 속 B사감은 소위 말하는 노처녀 히스테리의 표본으로 짜증을 유발하는 캐릭터였거든요. 하지만 최근에 <B사감과 러브레터>를 다시 읽고 들었던 생각은 이전과 사뭇 달랐습니다.
What about HYSTERIA?
노처녀 히스테리, 생리 히스테리… 언제나 히스테리의 대상은 여성이었어요.
왜, 언제부터 히스테리는 여성의 전유물이 된 걸까요?
왜, 언제부터 히스테리는 여성의 전유물이 된 걸까요?
잠시 히스테리의 역사를 살펴보도록 할게요.
히스테리(Hysteria)는 자궁을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 히스테라(Hystera)를 어원으로 두고 있어요.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는 히스테리를 여성의 몸과 연관 지어 설명했습니다.
히스테리는 자궁을 가진 여성에게 일어나는 자궁건조증이다.
사람들은 자궁건조증이 생기는 이유가 여성의 성적 욕망이 충족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어요. 2012년에 개봉한 영화 ‘히스테리아’는 이러한 생각을 고스란히 영화에 차용합니다. 이 영화는 상류사회 여성들을 중심으로 히스테리가 만연하던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해요. 주인공 ‘모티머'는 히스테리의 원인을 욕구불만이라 파악하고,...
#여성 #사회 #콘텐츠
밥 먹으면서 무엇을 볼지 고민하고, 플랫폼에서 새로운 콘텐츠가 나오면 빨리 보고 싶어 안절부절 흥분하는 문화덕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