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라는 착각 : 구독제엔 온전한 ‘내 것’이 없다

박하
박하 인증된 계정 · 배낭여행자
2023/02/12

넷플릭스에서 계정공유를 단속하기 시작했다. 소비자의 반응은 대부분 ‘보지 않을 것’으로 점철되는 듯 하나 넷플릭스 측에서 과연 행보를 중단할지는 미지수다. 너무 많은 OTT서비스가 난립하여 피로를 느끼던 소비자가 굳이 넷플릭스를 이용하는 이유는 컨텐츠의 전문성이 아닌 ‘다양성’이었다. 그래서 가족, 혹은 친구와 계정의 일원으로 구독료를 분담할 가치가 있던 것이다. 꼭 찾아보고 싶은 영상이 모조리 있진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으로 ‘볼 만한 거리’가 집대성 되어 있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다른 OTT서비스들이 넷플릭스를 상대하기 위해 들고 나온 카드는 ‘전문성’이었다. 애니메이션 컨텐츠가 집약된 라프텔, 영화에 집중한 왓챠, 가격에 올인한 쿠팡플레이까지. 디즈니나 HBO라인은 여지껏 이룬 독점 컨텐츠의 무게로만 가능성을 봤다. 그러나 넷플릭스가 아닌 기타 서비스들이 맥을 추리지 못한 이유는 확장성과 다양성을 무시한 결과로 보인다. 주로 해외를 떠돌던 내가(사실 그런 미디어 서비스를 즐길 시간이 그리 많은 건 아니었지만.) 유일하게 보는 것은 유튜브도 아니라 넷플릭스였다. 대부분의 OTT서비스는 국내외 정보통신법의 차이로 인해 해외 시청이 불가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혼자 보기에 너무 많은 구독료를 지불한다는 느낌은 진작에 있었다. 해지했던 서비스를 부랴부랴 재등록하게 된 이유는 구독료가 오른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기존 고객에겐 유예기간을 준다는 말에 미리 등록해 두려는 움직임이 꽤 있었던 걸로 안다. 나 역시 4명의 인원을 모아 계정 공유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었지만, 주변의 친구들은 이미 그룹별로 계정 분할을 이룬 상태였다. 매 달 지불해야하는 구독료를 오롯이 혼자 부담하는 건 너무 크다. 당시 태국에 머물던 나는 태국번호를 만들어 두었고 환율 차이를 고려해 태국의 넷플릭스 서비스를 구독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보이지 않던 요금제가 보인다. ‘단독 시청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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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 저 곳을 떠돌며 살고 있습니다. 아직 어느 곳에도 주소지가 없습니다. <아무렇지 않으려는 마음>, <워크 앤 프리> 두 권의 책을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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