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어워커의 오늘] 인지증을 끌어안고 폭풍수다를
2022/12/06
오자와상과의 수다는 즐거워
아니 그래서, 자네, 집이 어디야?
오자와상은 오늘도 제게 묻습니다.
사는 곳이 어디냐고요.
네, 저어쪽에 나리타 공항이 있잖아요?
거기서 전철타고 30분 정도 걸리는, 우스이라는 동네에 살아요.
오자와상은 씨익 웃으며, 이야기합니다.
아, 그렇구나. 나 그 동네 잘 알아. 나 그 옆동네에서 10년 가까이 근무했었거든. 요츠카이도라고. 우스이에서 여기로 오려면 한 참 걸렸겠다 아고고.
저도 물어보지 않을 수 없지요.
오자와상은 어디 출신이세요? 치바시엔 언제부터 살게 되셨어요?
오자와상의 얼굴에 회심의 미소가 떠오릅니다.
이 질문을 기다렸다는 표정으로요.
그녀의 고향은 타코마치.
나리타 공항에서 전철로 1시간 걸리는 곳.
채소도 맛있고, 특히 쌀이 정말 맛있는 곳.
너무너무 맛있어서 그동네 쌀로 밥을 지으면 배가 금방 불러오고
살이 포동포동 찌게 되어 버린다는 곳.
(그녀의 표현에 의하면)치바시와 다르게 사람들이 다들 친절하고 사이가 좋다는 곳.
그 동네에서 태어나서 쭈욱 살다가 20대 중반이 되어 가족들의 바람으로, 가까운 친척과 결혼을 하게 됐다는 스토리.
결혼한 후 고향을 떠나 남편의 직장때문에 이곳으로 이사를 왔고, 직업때문에 지방을 돌며 근무한 남편과 오랜 기간 떨어져 살았다는 이야기까지.
지난주와 지지난주에도 우리는 이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또 다시
벌써 하루에 몇 십번째 같은 레퍼토리를 듣는데도,
미스테리하게도, 오자와상의 이야기는 늘 재밌습니다.
그녀가 고향 이야기를 할 때 더욱 커지는 동공, 반짝이는 그 눈빛과 열정적인 몸짓이 아름다워서일까요.
그렇게 한참을 수다를 떨다가, 얼마 간의 침묵이 이어진 후에 되돌아오는 질문.
도돌이표와 같이, 돌아오는 첫 질문은 늘 같습니다.
아니 그래서, 자네, 집이 어디야?
처음에는 진짜 내가 사는 곳이 궁금해서 물으시는 건가, 나랑 조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