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고통을 알아서 타인을 돕는 사람들의 도시 | <기쁨의 도시> (강남규)

토론의 즐거움
토론의 즐거움 · '즐거운 토론'을 지향합니다.
2023/02/15
 필자 : 강남규 (『지금은 없는 시민』 저자, 토론의 즐거움 멤버)

<기쁨의 도시>, 오랜 세월 내전이 반복돼 온 아프리카 대륙의 콩고민주공화국에서 강간 피해를 당한 여성들의 치료와 재활을 돕는 시설인 '기쁨의 도시'를 다룬 다큐멘터리다. 설립자는 드니 무퀘게라는 산부인과 의사로, 2018년 노벨평화상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출처 : <기쁨의 도시> 홍보 이미지
민주콩고(바로 옆 콩고공화국과 구분하기 위해 이렇게 부르도록 하자)는 하루에도 천여명의 여성이 강간을 당하는 나라다. 기쁨의 도시 같은 시설이 만들어진 까닭이다. 무엇이 민주콩고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이 질문에 답하려면 우리의 시야는 민주콩고를 넘어 세계 전체로 확장돼야만 한다.
민주콩고는 오랫동안 내전이 끊이지 않은 나라다. 1990년대 후반의 가장 끔찍했던 내전에서는 무려 500만명 가까이 학살당하기도 했다고. 이 나라에 내전이 지속되는 이유는 간명하다. 광물자원 때문이다. 구리, 우라늄, 코발트, 특히 콜탄이 풍부하기로는 세계에서 다음 갈 나라가 없다. (거의 80% 가까이 된다.) 콜탄은 스마트폰을 포함한 각종 디지털 기기를 만드는 데 쓰이는 주요 광물 중 하나다. 

그 때문에 디지털 기기를 생산해내는 다국적 기업들, 그러니까 애플, 삼성, LG, 소니, 닌텐도 같은 기업들이 민주콩고에 주목했다. 다큐멘터리에 따르면, 이들은 이곳을 분쟁지역으로 유지하기 위해 이곳의 민병대(-라고 쓰고, 무정부적 무장세력이라 읽는다)를 재정적으로 지원한다. 정부의 통제가 미치지 못하게 해야, 기업들이 마음껏 자원들을 수탈해갈 수 있어서다. 이들이 지원한 돈은 무기로 바뀌어 이 지역의 인민들을 위협한다. (디카프리오가 주연한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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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규(<지금은 없는 시민> 저자), 박권일(<한국의 능력주의> 저자), 신혜림(씨리얼 PD), 이재훈(한겨레신문사 기자), 장혜영(국회의원), 정주식(전 직썰 편집장)이 모여 만든 토론 모임입니다. 협업으로서의 토론을 지향합니다. 칼럼도 씁니다. 온갖 얘기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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