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것이 왔다. 이 공간에서도 몇 차례에 걸쳐 말씀드린 바, 태풍이 상륙한 것이다. 

검찰의 이재명씨에 대한 구속영장은 크게 대장동 개발과 관련한 배임, 성남FC와 관련한 제3자뇌물 혐의를 겨누고 있다(이해충돌방지법 위반과 위례신도시 사업 관련 부패방지법 위반도 있는데 그건 뒤에 얘기해보자). 아시타비(이것은 원래 유래가 없는, 교수들이 만들어 낸 신조어이다)라는 둥 시정농단이라는 둥, 정치권 수사에 흔히 동원하는 검찰의 호들갑을 덜어내고 보면 이재명씨 혐의는 이런 구조다.

대장동 개발 사업을 의도적으로 잘못 설계해 민간업자들에게 이익을 몰아주고 그만큼 성남시에 손해를 입혔다. 그것이 올해 1월까지 액수로 치면 4895억원이다. 또한, 기업들에게 성남FC에 133억5천만원에 이르는 돈을 주도록 하고 이를 대가로 인허가 청탁을 부당하게 들어줬다. 이 혐의에 대한 이재명씨의 항변을 요약하면 이런 얘기다. 대장동 개발 사업은 잘못되지 않았고 민간업자들이 이익을 가져간 건 사업방식과는 무관한 다른 이유 때문이다. 기업들이 성남FC에 돈을 낸 것은 정당한 광고 영업과 집행에 따른 것이며 부당한 청탁은 없었다... 우리 환우 여러분도 익히 아시는 내용이다.

일부 언론은 '그 분' 대목이 빠진 것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그간 '천화동인 1호' 배당금 중 428억원이 사실상 이재명씨 몫이라고 해왔는데, 영장청구에 쓰지 않은 것은 수사가 제대로 안 됐기 때문일 거라는 분석이다. 아마 그럴 거라고 본다. 적어도 정진상씨, 김용씨 등의 진술이 있어야 한다. 다만 검찰로서는 이 대목을 아예 포기하기 어렵다. 지금 검찰이 그려놓은 그림은 모든 혐의가 다 연결돼야지, 어떤 것만 따로 떼서 생각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가령 대장동 개발 사업 방식 자체만 놓고 정당한하냐 아니냐를 따지면 배임 혐의를 규명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지자체의 개발 사업에 대한 이런 저런 정당성을 따지는 걸로 쟁점을 좁히면 '배임의 고의'를 증명하는 건 쉽지 않다. 따라서 이 '고의'를 뒷받침할 수 있는 다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