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지 또는 주거지

엄마
엄마 · 내가 바라보는 세상
2024/02/14
나는 지금 아이들과 거지와 다를 바 없는 홈리스에 무일푼이다.
본래 주거지는 세대주의 명의고, 자동차도 남편의 명의다.
아이 둘을 키워오며 같이 살았지만 명의를 분리시키고
재산을 분리시키는 일이 이렇게나 복잡하고 힘든 시간을 겪어야만 할까?
아직도 나는 법원의 빠른 처리 결과를 기다리며 
아이들과 거주지 문제로 골머리가 아프다.
이곳에 온 이후 이혼문제와 고소진행 등으로 별다른 진척없이 
6개월이라는 시간이 허무하게 지나갔다.

처음으로 남편의 폭력을 신고했던 날 
집으로 온 경찰의 말을 잊을 수가 없다.
공포에 벌벌 떨고 있는 나와 아이들에게 어떻게 해드리면 되냐고
되물었던 질문과 국과수에서 나온 하얀 옷을 입고 
장갑까지 껸채 들어서던 살인사건 영화에서 보았던 장면을 직접 보았다.
신고한 순간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여 같이 온 것 같은데
그 모습을 본 순간 나는 보호요청을 한게 아니라
시체뒷처리를 요청한건지 싶었을 정도다.
해결보다 사건현장 마무리와 같은 형식의 방문이었다는 느낌.

그날 거실엔 던져진 의자와 뜯겨진 커텐,
음료수인줄 알고 마셨지만 술을 먹게 된 막내가 
울면서 화장실에서 토하던 장면, 
허리에 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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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개인적인 곳입니다. 일기쓰기. 견뎌내기 위해 쓰는 사람. 주거임대시설에 아이들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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