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반대하는 이유

라인란트 · 아무말을 합니다
2023/12/07
22대 총선을 앞두고 아직도 선거제도가 합의되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은 병립형으로의 회귀를 주장하고, 민주당은 연동형 존치와 병립형 회귀를 두고 내부 갈등을 겪는 모양새다. 개인적으로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매우 반대한다. 단순히 정의당이 싫어서 하는 이야기는 아니고, 비례성을 강화하는 것 자체가 나쁜 방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동형은 선거제 '개혁'이 아니라 개악이다.

1. 직관적이지 않다.
소선거구제는 A후보가 표를 많이 받으면 A후보가 당선되고, A당 후보가 많이 당선되면 A당 의석이 늘어난다는 가장 직관적인 제도이다. 하지만 연동형 비례대표제 하에서는 A당 후보가 1명 더 당선되면 A당 의석이 1석 늘어난다는 기초적인 직관이 성립하지 않는다. 완전 연동형이 아니라 준연동형이라면 그 난해함은 더 심해진다. 모든 유권자가 24시간 365일 내내 뉴스를 보면서 살 수는 없고, 민주주의에서는 상대적으로 정치에 관심이 낮은 유권자들 역시 동등한 1표를 보장받아야 한다. 이들이 (준)연동형의 비직관적이고 복잡한 메커니즘을 이해할 거라고 기대할 수 없다.

2. 방향만 바뀔 뿐 여전히 전략적 투표가 필요하다.
소선거구제에 대한 비판의 핵심은 사표(死票)가 많이 발생하며, 이로 인해 유권자들이 전략적 투표를 강요받는다는 점이다. 가령 정의당 등 진보정당을 지지하지만 현실적으로 소선거구제 하에서 정의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없다면, 유권자가 '최악'인 국민의힘을 막기 위해 마지 못해 '차악'인 더불어민주당에 투표하는 '전략적 투표'를 강요받는다는 이야기다. 비례대표의 경우에는 (물론 봉쇄조항이라는 장벽이 있기는 하나) 이러한 전략적 투표의 필요성이 덜하다는 점이 일반적으로 장점으로 제시된다.
문제는 연동형은 이 '전략적 투표가 필요없다'는 비례대표제의 장점이 크게 퇴색되는 제도라는 점이다. 아까와는 반대로, 위성정당이 없다면 연동형 하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등 거대정당은 비례대표를 거의 얻기 어렵다. 그렇다면 '전략적 투표'로 성향이 비슷한 소수정당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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