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현친구] 키메의 마음은 저 넓은 세상으로

무영현 · 세상 곳곳과 영화와 야구를 사랑합니다
2024/06/03
하나부터 열까지, 비슷한 구석이라곤 조금도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키메와 나는 대학 시절 내내 가장 친한 사이로 지냈다. 같은 정치외교학과에서도 그 애는 외교에, 나는 국내 정치와 노동에 관심이 있었다. 그러나 그 애는 내가 배우고 싶어 하던 중국어를 곧잘 했고, 내가 어디에 가고 싶다거나 뭘 하고 싶다 말하면 군말 없이 함께해 주었다. 벌써 8년째, 그 애와 함께 있으면 나는 내내 웃는다. 아무 이야기나 해도 재미있다. 그런데 돌이켜보니 정작 키메가 어떤 이야기에 웃는지, 어떤 이야기를 가장 좋아하는지 나는 잘 몰랐다. 그걸 알기 위해 서울에 온 키메를 앉혀놓고 인터뷰를 시작했다●

키메, 28세. ⓒ본인 제공


넌 외국 경험을 좋아하잖아. 중국어를 잘 하는데, 중국에 가 보고 싶은 생각은 없어?
모르겠어. 중국어는 어릴 때 아무 생각 없이 배우기 시작했던 거거든. 엄마가 ‘어느 집 딸이 중국어를 한다는데, 너도 재능이 있는 것 같으니 해 봐라’ 하셔서 공부하기 시작했던 거고, 대학에 와서 자연스럽게 중어중문학과 복수전공을 했고, 제2외국어 한 종류에 능통하니까 외교관이 될 생각도 하고 그랬던 건데…. 정작 중국에 가야겠다는 생각은 안 해봤네.
몇 번 가 보기는 했어. 11살 때 베이징에 선교하러 갔었거든. 고등학교 수학여행도 중국으로 갔고. 근데 그때는 중국어를 쓸 일이 거의 없었지. 언어를 배웠어도 막상 소통해 볼 기회가 없었다 보니까 이후에도 ‘나는 중국어를 할 줄 아니 중국에 반드시 가야겠다’ 그런 생각은 안 들었어.
중국 말고, 사실 중국어를 쓰는 나라에는 가 보고 싶거든. 대만, 싱가포르. 대만 여행 갔을 때 너무 좋았단 말이야. 막상 중국은 글쎄, 아직까지 나한테는 중국 자체의 매력은 안 느껴지는 것 같아.

대만의 밤에 녹아든 키메. ⓒ본인 제공


너는 대화할 때나 생각을 표현할 때나, 방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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