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분 30초
태양이 사라졌어!
갑작스런 선의 외마디에 <제임스 웹> 망원경 화면을 보며 게임을 상상하던 열이 커피를 홀짝이곤 심드렁히 말했다.
심심해?
열의 말에 선이 거칠게 열의 어깨를 잡아끌었다.
그 바람에 열의 커피가 선의 무릎에 쏟아졌으나 선은 개의치 않았다.
봐!
선이 열의 목덜미를 잡아 모니터 앞에 들이댔다.
헉...!!!
열이 재빨리 모니터 화면을 정면의 대형 스크린으로 옮겼다.
언제야?!!!
열이 물었다.
나도 잠깐 딴 생각하다가 지금 봤어!
그럼 얼마나 지났는지 모른다는 거야?!
열이 따지듯 묻자 선이 죄인처럼 말했다.
몇 초... 혹은 몇십 초?... 몇 분...은 아냐.....
태양이 사라지다니!
이에 대한 대응 매뉴얼은 어디에도 없었다.
<본부> 상황실 야간 근무자인 선과 열은 기이하게 확장된 동공으로 약 30초간 서로를 보고만 있었다.
열이 침묵을 깼다.
<지구 경보>를 내려야 하나?!
지침이 없잖아?
선의 말에 열이 다시 휑한 눈으로 손을 떨며 선의 커피잔을 들었다.
'기타 모든 돌발 상황에 대한 판단과 대응은 근무자가 한다'는 게 최종 지침이잖아?
그렇긴 한데... 우리만 아는 건지 얼마나 지난 건지도 모르잖아?!
선이 마른 침을 삼켰다.
아직 아무런 경보도 없고 일조지역도 마찬가진 걸 보면 모르는 거야! 아직 아무도 몰라!
그러나 열도 즉시 <지구 경보>를 클릭하지 못했고 둘은 그렇게 1분 정도를 보냈다.
얼마나 남았을까...?
소멸시점을 못봤다며?! 그럼 누가 알아?!
말이 끝나자마자 열이 경보를 클릭해버렸다.
2035개의 전세계 정보 공유처들에 전파된 상황이 스크린에 떴다.
이제 어쩌지?
선이 조금 안정된 소리로 물었다.
Who knows.....
지구와 태양의 거리.
149,597,871 ㎞
빛의 속도.
299,792,458 ㎧
태양이 소멸하면 지구에서 자연광이 완전히 사라지기까지 걸리는 시간.
8분 19초부터 8분 33초까지의 예측들이 있듯 아직 그 시간조차 정확히 계산 못하는 과학.
더우기 정확한 소멸시점을 모르니 그 또한 별 의미는 없다.
대응은 고사하고 안다한들 그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