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쉴 구멍

펄케이
펄케이 · 경계에서 연결을 꿈꾸며 쓰는 사람
2024/02/01
대학을 졸업하고 나면 별다른 문제없이 취직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두 학번 위의 선배들까지만 해도 졸업 후 오래 지나지 않아 정규직으로 취업할 수 있었다. 그러니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아예 직장을 못 찾는 일은 없을 줄 알았다. IMF에 관한 이야기는 들었지만, 피부에 와닿지 않아 간과했던 거다. 1~2년 차이가 무섭게 막상 우리가 졸업을 앞둔 상태가 되자, 취업 현장의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취업할 회사를 찾기도 쉽지 않았지만, 애초에 정규직이라는 개념이 전혀 남아 있지 않았다. 취업공고에 올라오는 모든 일자리는 단기계약직이나 프로젝트팀원 모집뿐이었다. 그나마 가장 긴 계약기간도 1년이 채 안 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신규를 뽑는다고 하고는 관련 분야에서 3년 이상 실무를 쌓은 경력자만 찾았다. 어딘가에서 일을 배워야 지원이라도 해볼 수 있을 텐데, 갓 대학을 졸업하고 업무 경험이 전혀 없는 생초짜를 받아준다는 회사는 어디에도 없었다. 

   꼬박 2년을 어디에도 발 붙이지 못하고 잠깐 여기서 일하고, 잠깐 저기서 일하는 방식으로 하루하루를 버텼다. 주변 친구들은 취업도 잘 되어 편하게 살고 있는 거 같은데 내 앞날은 캄캄하기만 했다. 너는 가능성...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글 위에서 자유롭게 날아다니고자 한다
261
팔로워 94
팔로잉 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