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에 관하여 - 책 '좋아요 살인시대'

G
Green · 한번 사는 인생 비로소 행복하길
2022/03/31
원칙에 관하여
군대에서 훈련소 조교를 할 때의 이야기다. 조교 중에 유독 정이 많은 친구가 있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이 친구는 정이 많은 것이 아니라 정을 숨길 줄 모르는 것이었다. 조교가 되기 위해 훈련을 받을 때, 선임들이 가장 먼저 하는 소리가 '절대 훈련병들 앞에서 웃지 마라'였다. 웃음뿐 아니라, 분노, 짜증, 피로 등 그 어떤 감정도 드러내지 않도록 교육받는다. 실제로 '조교모'는 다른 모자에 비해 챙이 두 배 가까이 길다. 조교들의 눈을 가려 훈련병들이 감정을 읽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이 친구는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훈련병들 앞에서 종종 웃음을 보이는 것은 물론, 마음에 드는 특정 훈련병들에게 친근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많은 선임이 그러한 행동을(군대 방식으로) 꾸짖고 나무랐지만 쉽게 고쳐지지 않았다. 선임들이 보지 않을 때 훈련병들과 노닥이며 친근한 관계를 유지했고 그것을 즐겼다. 또 적당히 훈련병들의 사정을 봐주기도 했다. 예컨대, 휴식 시간에만 허용되는 화장실 이용을 본인 재량껏 훈련 도중 허용한다거나, 마땅히 얼차려를 부여해야 할 상황에 훈련병의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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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짐을 달리 하여, 실천하는 삶을 살아가는 그 중의 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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