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의 남자친구가 죽었다
2022/01/17
엄마에게서 울면서 전화가 왔다. 엄마는 울면서 '이모..'라는 단어만을 반복했다. 유방암에 걸렸었던 큰이모에게 완치라는 이름을 재발이라는 단어가 지워버린 줄 알았다. 심장이 덜컹했다.
엄마는 말을 이었다. 이모네 아저씨가 돌아가셨다고.
그저께만 해도 엄마네 집에서 같이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던 아저씨가 이젠 세상에 없다.
내 기억의 파편 속
중학교 교복을 입은 나와 작은 이모의 둘째 딸 돌잔치에 본인의 아들을 데리고 왔던 아저씨의 모습,
스무살이 되었던 해 미용사 출신이었던 이모에게 집에서 탈색을 받는 내 모습을 재밌어 하시던 아저씨의 모습,
그 언젠가 가족 다 같이 밥을 먹던 모습,
이모가 일이 끝나면 아저씨가 자주 데릴러 온다는 소식,
그 긴 인연의 시간 속에서 종종 있었던 두 인연의 공백.
한 번의 이혼을 겪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