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 검거에 부쳐⑥]”부모님 모시고 와요” 신고는 어렵고, 성착취범은 그걸 노린다.

원은지
원은지 인증된 계정 · 추적단불꽃
2022/12/06
🔥 alookso 원은지입니다.

엘이 잡혔습니다. 취재를 시작한 지 11달 만이고, 엘의 존재를 세상이 알린 뒤 석 달만입니다.

이번 취재에서 확인한 건 텔레그램 성착취 생태계가 건재하다는 사실입니다. 세상이 텔레그램 성착취 N번방 사건에 함께 분노하며 가해자를 단죄하고,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높였는데도 말입니다. 그리고 여전히 피해자들은 제게 메일을 보내는 것 밖에는 도움을 청할 곳이 없었습니다.

이제 엘의 범죄행위는 수사 과정에서 낱낱이 밝혀지고 사법부의 심판을 받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alookso는 엘의 검거 이후가 아니라 그 이전 이야기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지난 1월 첫 제보를 받았을 때부터 보도가 나가기까지를 기록하려 합니다. 왜 피해자들이 도움을 요청할 곳을 찾지 못했는지, 왜 경찰이나 언론의 도움이 멀게만 느껴졌는지, 텔레그램 성착취 생태계는 어떤 상황인지 기록해 더이상은 제3, 제4의 사건이 나오지 않는데 쓰일 수 있게 말입니다.
alookso 유두호
미성년 성착취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털어놓기 가장 어려워하는 상대는 다름아닌 보호자이다. 지난 1월, 성착취 피해 사실을 ‘불꽃’에 제보한 피해자 역시 그랬다. 중학생이었다. 부모에게 차마 피해 사실을 말하지 못하고 고민하다 경찰서를 찾아간 적도 있다. ‘불꽃’에 제보하기 전의 일이다. 당시 수사관에게 들은 말은 “부모님을 모시고 오셔야 해요”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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