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떠나보내면서......

파란하늘 흰구름
파란하늘 흰구름 · 파란하늘 흰구름
2022/12/02
가을이라고 하면 이런 느낌이 든다. 
봄은 하양, 노랑, 분홍, 연두 등 밝은 빛깔이라면 가을은 울긋불긋, 노릇노릇, 어둠이 깊게 스며든 주홍 빛깔인 것 같다.
봄은 이제 막 추위를 뚫고 나와 조심스럽고 여린 느낌이라면 가을은 혹독한 더위를 견디고 더욱 단단해진 느낌이다.
봄은 이제 막 알을 깨고 나온 병아리 같다면 가을은 병아리들을 건사하는 든든한 어미 닭 같은 느낌이다. 
봄은 아침이슬을 머금은 싱그러움으로 가득한 풋사과 같은 느낌이라면 가을은 왠지 무르익어 탐스러운 홍사과 같은 느낌이다.
봄은 아직 영글지 않은 풋풋한 청춘의 느낌이라면 가을은 제법 성숙한 어른들의 계절인 것 같다.

또 한 계절을 보내고 그 계절이 지나간 자리에 덩그러니 놓여있노라니 볼풀장 내에 색색의 공들이 마구잡이로 뒤섞여있는 것처럼 여러 감정들이 혼재되어 있다. 그중 도드라지는 감정은 단연코 보내는 아쉬움과 기다리는 설렘이다. 
가을을 떠나보내고 겨울을 맞이하는 지금 이 순간 뇌리에서 빠져나가기 전에 이제 막 떠나보낸 가을의 아름다운 이미지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보기로 하였다. 두고두고 생각날 때마다 소환하여 그때의 기분을 느끼면서 힐링하는 노스텔지아 기법이라고 하면 너무 거창할 것 같으니 특별하게 다가왔던 올가을을 잊지 않고 기억해 두려는 나름의 몸부림이라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깊은 산속 옹달샘처럼 마음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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