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뷰
기후위기 언플러그(Unplug)
미-중 갈등, 기후 위기를 재촉하다.
2023/02/03
코로나 이상의 위협 ‘기후 위기’… 개별국 대응 한계
각국 정부, 기업처럼 '경쟁 속 협력’ 모색해야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에서 ‘이해관계자 지정학’으로
탈냉전 시대의 질서는 끝나가고 있다.
다시 선긋기, 줄서기 혹은 각자도생의 길이 열리고 있다. 1990년 전후 동구권 몰락, 2001년 중국의 WTO 가입, 미국의 세계 경찰 리더십 등으로 냉전 종식 후 세계는 나름의 질서를 유지하는 듯 보였지만 2023년 현재, 글로벌 협력을 언급하는 빈도는 급속도로 낮아지고 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와 중국의 부상(G2라는 말은 이 때부터 본격화됐고 미국의 초강력 지위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2020년 시작된 팬데믹, 2022년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같은 해 완성된(?) 시진핑의 중국은 이 세계가 협력이 아닌 경쟁, 개방이 아닌 보호장벽의 시대로 다시 회귀하고 있음을 알리는 전주곡들이었다.
문제는 미-중 경쟁이 그들만의 리그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역사가 증명하듯, 세계 열강들의 첨예한 갈등, 지역별/세력별 블록화는 다른 국가들에 대한 피해로, 다양한 부작용으로 이어진다. 글로벌 경제 위기부터 핵 확산, 팬데믹 그리고 기후 변화까지 개별국가들이 대응하기 어려운 중요 이슈 앞에서 더욱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21세기 들어 일부 전문가들은 특히 ‘now or never’ 이슈가 된 기후 변화 앞에서 세계는 생존을 위해 협력해야 하고, 이런 상황에서 미중 갈등은 위기를 재촉할 뿐이라고 우려한다.
희망이 있다면 인류는 위기 속에서 종종 기회를, 탈출구를 찾아왔다는 점이다. 민간 기업들이 피터지는 경쟁 속에서 공동의 목표/이해에 기반해 협력하고, ‘주주들만’의 이익이 아닌 이해관계자들(직원, 소비자, 협력업체, 지역사회 등)과의 관계까지 고려하면서 전략을 수정해온 것이 대표적인 예다. 흔히 이를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Stakeholder capitalism)라고 한다.
기업들이 기꺼이 장기적 이익을 위해 변화를 수용해왔듯이 각국 정부도 경쟁 속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