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대한 단상

렘브란트
렘브란트 · 모나지않은 곳 하나 없던,
2022/02/22
목적성을 가지고 세상을 마주할 수 있는 힘

“우리가 무엇을 갖고 있는지가 중요한 것은 욕망의 세계다. 거기에서 우리는 너의 ‘있음’으로 나의 ‘없음’을 채울 수 있을 거라 믿고 격렬해지지만, 너의 ‘있음’이 마침내 없어지면 나는 이제는 다른 곳을 향해 떠나야 한다고 느낄 것이다. 반면, 우리가 무엇을 갖고 있지 않은지가 중요한 것이 사랑의 세계다. 나의 ‘없음’과 너의 ‘없음’이 서로를 알아볼 때, 우리 사이에는 격렬하지 않지만 무언가 고요하고 단호한 일이 일어난다. 함께 있을 때만 견뎌지는 결여가 있는데, 없음은 더 이상 없어질 수 없으므로, 나는 너를 떠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욕망에 따른 행위가 인간의 행위 중 가장 솔직하고 합리적인 행위라면, 사랑에 따른 행위는 가장 거짓되며 비합리적인 행위이다. 욕망은 우리의 눈에 보이는 결핍을 채우기 위한 행위로서 자신의 부재를 채울 수 있는 명확한 ‘목적성’을 가진 행위로 나를 이끈다. 하지만 사랑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결핍을 채우기 위함임으로 그 행위는 ‘목적성’을 띄지 않는다. 그러므로 욕망은 우리에게 ‘수단’으로서 역할을 하며, 사랑은 우리에게 그 자체로 ‘목적’이 된다.

신카이 마코토의 작품 『언어의 정원(2013)』에서 타카오와 유카리는 모두 욕망에 따른 행위로 학교에 등교, 출근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행위로는 자신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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