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요새 눈이 안좋아.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3/11/20
"아. 여기 택배가 멀쩡하게 잘 있네요. 좀 잘 찾아 보셨어야죠~~"

택배 기사님의 볼멘 소리가 전화기를 타고 울려퍼진다.
에고, 이를 어째. 안심과 미안함이 순간 빠르게 교차한다.
어제 일요일, 성당 갔다 오는 길에 택배함 앞에서 차를 세웠다. 남편이 내려 성큼성큼 택배함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택배가  없구먼.  하고 말했다.
엥, 이상하네 분명 배송완료라고 떴는데?  내 말에 아랑곳 하지 않고 남편은 없는데 뭘. 없다니까. 하면서 차를 출발시켰다. 그때 내가 내려 한 번 더 확인을 했어야하는데 철썩같이 남편 말만 믿은 내가 어리석었다. 하긴 좁은 택배함 안에서 설마 택배상자를 발견하지 못했을거란 생각을 어찌 했겠는가.

택배가 도착한 건 지난 금요일. 벌써 이틀이나 지났다. 그러나 이 산 속에서 없어지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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