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음

심성진
심성진 · 글을 읽고 쓰는 것을 좋아하는 나무
2023/07/22
 맑은 날이 아침이다. 비가 온다는 말이 무색하다. 자리에서 일어나 창 밖을 본다. 멀리 보이는 산자락에 구름이 걸린 듯 하다. 비가 오려나 보다.

 아침을 먹는다. 얼른 일을 마치고 떠나야 하는 길이라 후다닥 숟가락을 든다.

 밥을 먹고 그릇을 부엌에 가져다 두고 돌아보니 흐려지는 거실 창문 밖이다. 비가 오려나 보다.

 어제 일한 어깨가 욱신거린다. 무거운 어깨 끈 덕에 단단히 뭉치려나 보다.

 얼른 나무를 톱으로 잘랐다. 간단히 만들어 두고 가야 할 것이 있다. 한 두시간 걸릴까. 비가 오기 전에 길을 나서야 했다.

 뚝딱거리는 몇 번의 소리에 시간도 훌쩍 가버렸다. 비가 오고 있다.

 빗방울 소리도 안 들리는 것을 보니 이슬비인가 보다. 안개가 자욱한 저 멀리 산 허리가 구름이 가득 올려온다. 비가 많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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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글을 읽고 쓰는 걸 좋아하는 나무가 되고 싶은 새싹입니다 ^^ 많은 이야기들로 함께 하였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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