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희태
채희태 · 낭만백수를 꿈꾸는 교육사회학도
2023/09/20
2. 가짜뉴스가 창궐하게 된 원인은?
가짜뉴스가 창궐하게 된 현상적인 원인을 모두 거론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하여 나는 가짜뉴스가 이 시대에 창궐하게 된 본질적 원인을 살펴보고자 한다. 전상진은 『음모론의 시대』에서 음모론의 원인을 사회적 고통에서 찾았다. 인류의 역사 속에서 사회적 고통이 없었던 시절은 없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고통은 견디기 힘들다. 그래서 고통은 어떻게든 설명되어야 한다. 공포영화를 볼 때 무서운 장면이 어디서 어떤 형태로 나올지 안다면 그 공포감이 반감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중세 이전까지는 그 고통에 대한 설명을 신정론이 담당했다. 신정론은 왜 전지전능한 신이 이 따위 세상을 만들었는지를 설명한다. 아직까지도 전해 내려오는 익숙한 논리가 있다. 행운은 신의 은총이고, 불운은 신의 시험이라는… 그러다가 근대에 들어서며 신의 영향력이 부쩍 약해졌다. 그래서 근대의 고통을 설명하기 위해 등장하게 된 것이 바로 음모론이라는 것이다.
가짜뉴스 또한 본질적으로는 음모론과 다르지 않은 쓸모를 가지고 있다. 음모론이 불평등한 현실의 고통을 견디기 위해 존재했다면, 가짜뉴스는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불평등의 해소가 불가능한 양극화 시대의 진통제 역할을 담당한다. 음모론이 신정론을 대체한 것처럼, 이제 가짜뉴스가 음모론을 대체해 가고 있다. 그렇다면 왜 가짜뉴스가 창궐하게 되었는지 그 이유를 알아보자.

첫째, 정보 권력의 지형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음모론의 시대와는 다르게  특별한 권력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누구나 모바일을 통해 세상의 모든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 나아가 개인 미디어와 SNS의 발달로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는 개인이 편하게 자신의 이해관계와 취향을 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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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백수를 꿈꾸는 프리랜서 콘텐츠, 정책 기획자, 사회 현상의 본질을 넘어 그 이면에 주목하고 싶은 兩是論者. <백수가 과로에 시달리는 이유> 저자. ZDNET 코리아에 칼럼 "IT는 포스트노멀 시대의 나침반이 될 수 있을까" 연재. 공주대학교 평생교육 박사과정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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