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은 조금 외진 곳에 있어. 그래도 요즘엔 가로등이 있긴 하지만 조금 어두운 시간에 우리 집에 오는 친구들은 조심해야겠다는 말을 꼭 하더라고. 전혀 위험을 느끼지 못하다 친구의 그 말을 듣게 될 때야 아, 좀 위험할 수 있나, 싶더라고. 맞아. 나는 좀 안전불감증이 있어. 에이, 그래도 다 사람사는 곳인데, 라는 막연함이 있달까. 몰카 같은 범죄에는 오히려 좀 민감한데 당장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은 잘 하지 못한달까. 그런데 그렇게 무딘 나도 요즘엔 막연히 아, 어디서든 죽을 수도 있겠구나, 그런 생각이 불쑥 들어. 그래, 요즘 들어 심각하게 떠오르는 묻지마 범죄 때문이야.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볼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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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호신용 무기가 필수가 된 사회
요즘 들어 호황을 누리는 업체들이 있대. 바로 호신용 무기 생산 기업들이야. 그래, 최근 들어 발생한 묻지마 칼부림 사건 때문이겠지. 어둡고 외진 공간이 아니라 대낮의 개방된 일상적 공간에서 난데없는 범죄 사건이라니. 여성, 노약자 뿐 아니라 남성들사이에서도 삼단봉과 최루 스프레이, 전기 충격기 등 호신용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대. 물량부족 때문에 업체에서는 제조를 서두르고 있음에도 급증한 수요를 따라가기엔 역부족이라고 하니 그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겠지.
그런데 사실 이런 호신용품을 들고 다닌다고 해도 사실 범죄 예방 효과는 미미하다고 해. 갑작스러운 상황에서 그걸 제대로 쓰기도 힘들 뿐더러 작정하고 덤비는 가해자에게 오히려 좋은 무기를 건네주는 꼴이 될 수도 있다는 거지. 그럼에도 사람들은 그걸 살 수 밖에 없어. 그렇게라도 불안을 식혀야하니까.
이런 시민들의 두려움에 호응하듯 정부는 강경대응을 발표했어. 윤석열 대통령은 경찰력을 총동한 초강경 대응을 지시했고, 경찰은 총기·테이저건 등 최고 수준의 경찰 물리력으로 대응하겠다는 내용의 ‘흉기난동 범죄 특별치안활동’을 선포했어. 지난 4일 윤희근 경찰청장은 대국민 담화문에서 “흉기난동 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