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룩커
2023/03/23
댓글도 쓰긴 했지만, 이 글을 읽고 지금 한국의 시대 정신 중 하나인 '누칼협', 즉 "누가 칼 들고 협박했음?"이라는 말이 유행한 배경의 일단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몇 자 남겨본다.

한국인들의 의식/무의식이 집합된 보고인 나무위키의 해당 항목에 따르면 누칼협은 이런 의미를 담고 있다. 

어떤 사람이 자기 의지로 선택한 일이나 직업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거나 개선을 요구하는 데 대해, 누가 그걸 하라고 칼 들고 협박한 사람도 없으니 그럼 하지 마라고 조롱하는 유행어이다. 줄여서 누칼협이라고 부른다. 줄임말인 누칼협은 어감 때문인지 협회 이름으로 착각하기 쉬워 이걸로 드립을 치는 글이 올라오기도 한다.

게임 커뮤니티에서 퍼지기 시작한 단어인데 여러 인터넷에서 퍼져서 여러 분야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을 조롱하는 용도로 쓰고 있다.

꼬우면 접어라 등 비슷한 밈들도 많다.

문제제기를 하는 사람에게 누칼협을 들이미는 건 굉장히 좋지 않은 태도다. 예컨대 지하철에서 이동권 시위를 하는 사람이나, 노키즈존 카페의 아이 차별에 항의하는 사람에게 "누칼협?"을 들이대는 부류가 많아진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럼에도 한국에서 이런 누칼협의 일종의 시대정신처럼 유행한 데는 어떤 원인이 있을 것이다. 나는 위의 홈은씨가 쓴 글에서 그 원인의 일단을 엿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홈은씨는 본인이 여기에 1000개 가까운 글을 남겼다면서 이 서비스가 베타 서비스라서 운영 종료할 수도 있고, 글값이 높은 글만 남겨두고 포맷할 수도 있겠단 불안이 들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글을 95개 썼을 때는 너무 재밌어서 상상도 못했는데, 이제야 생각났다면서 이렇게 물어본다. 

사용자가 탈퇴하기 전에 지금까지 쓴 글의 다운로드를 희망할 경우 백업파일을 지원하나요? 

이 질문은 두 가지 점에서 이상하다. 첫째, 왜 이걸 공개적으로 문의하는가? 보통 서비스 문의 메일 같은 걸로 물어볼 사안 아닌가? 둘째, 본인 글은 본인이 알아서 백업해두는게 기본 아닌가? 본인이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다음에 뒤늦게 깨닫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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