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솔산 통신11

흐르는강 · 사람사는 이야기
2023/06/02
< 도솔산 통신11 > 

일터에 왔다.
 하루가 지나고 밤에는 늘 부끄러웠고 서러웠다. 아침이면 지난 밤 꾼 꿈들을 다 잊어버리곤 해서 어제니 그제니 우리가 어찌 살았는지 다 모르고 하루를 시작하고는 했다. 그러면서 세월은 일년도 가고 십년도 가다 훌쩍 사십년이 가기도 했다. 만나고 헤어진 사람들의 얼굴과 이름은 가물거리다가 종내는  거의 소실되어 갔다. 
 그 까닭이 햇볕 때문인지 바람 탓인지 알지 못했고 하루는 늘 동쪽에서 밝아왔다. 

바람과 햇볕이 적당한지 오늘은 여기저기에서 새들이 소란스러웠다. 어떤 녀석들은 삐유삐유 큰소리로 울었고 어떤 녀석들은 찌륵찌륵 울었다. 새들은 먼가지에 앉아 찾기가 힘들었고, 가까이 가면 포로로 날아가거나 훌쩍 옆가지로 건너 뛰어 그 녀석들의 모습을 샅샅이 훑어보는게 어려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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