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지마! 교직생활] 2장. 허위를 반박하지 않으면 진실이 된다.

류재연
류재연 인증된 계정 · 정교사, 기간제 교사, 그 후 교수
2024/04/02
신학대학에서 쫓겨난 그는 서울의 재개발 지역에 작은 교회를 세웠다. 성도들은 그가 왜 그곳에서 교회를 세우게 되었는지 알지 못했다. 그의 학력은 박사였다. 외국에서 학위를 받았다. 교수였다. 그가 변두리에서 목회를 시작한 것은 엄청난 신앙심 때문이라고 성도들이 믿을 조건은 충분했다. 재개발되면서 동네가 완전히 바뀌었다. 시간이 흘러 목사는 어느덧 그 지역에서, 그리고 소속 교단에서 성공한 인물이 되었다. 
   
그를 쫓아냈던 신학대학에 위기가 찾아왔다. 이사회는 이를 해결하고자 교단에서 가장 큰 세력이 된 그를 총장으로 앉혔다. 문제는 그때부터 시작되었다. 그를 시기하는 사람 가운데 누군가가 그의 과거를 들추었다. 총장이 된 그는 최선을 다하여 감추려 했다. 자신을 공격하기 위한 세력의 헛소문이라고 했다. 헛소문을 퍼트리면, 발본색원(拔本塞源)하여 교수직을 박탈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구성원들은 혼란스러워했다. 진실을 알기보다는 관심 두기를 꺼렸다. 성도였던 구성원들은 신성한 영역을 건드리는 불안을 느꼈다. 호들갑스럽던 반응은 식기 시작했다. 진실을 알고 싶어 하는 사람은 소수가 되었다. 그런 분위기 때문에, 총장이 된 목사의 주장은 먹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갑자기 그의 성범죄를 다룬 징계 의결서와 해임 관련 공문서들이 튀어나왔다. 문서가 돌아다니자, 구성원들은 상세하게 전모를 파악하게 되었다. 그러자 총장은 문서들이 조작되었다고 주장했다. 헛소문에서, 문서 조작으로 자신의 과거를 감추려 했다.
   
총장을 극렬 지지하는 교수들이 날뛰었다. 그들은 목사가 총장이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불법으로 채용한 자들이었다. 불법 채용된 자들 가운데는 총장이 성범죄로 해임될 당시에 교수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아, 재계약이 되지 않은 자도 끼어 있었다. 과거에 총장과 같이 신학과에서 근무했던 키 큰 어떤 목사는, 그의 성범죄가 과거에 있었는지 잘 모른다고 점잖은 목소리로 주장했다. 
   
하지만 그의 거짓은 금방 들통났다. 문서에 의하면 그는 해임을 주도한 장본인...
류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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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 학생들과 생활하다 교수가 되었어요. 교사 시절 급훈은 '웃자'와 '여유'. 20년 교수 생활 내내 학내 부조리와 싸우다 5년간 부당 해고, 파면, 해임되었다 복직 되었어요. 덕분에 정신과 치료, 교권 확립, 학교 상대 나홀로 소송의 노하우를 선물 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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