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문인방랑기] 계단을 오르면 '설국'의 도입부가 생각나는 경동시장 스타벅스

서형우
서형우 · MZ문인
2024/04/09
 경동시장 스타벅스에서 조소앙 기념관으로 가는 길 (1)
- 계단을 오르면 '설국'의 도입부가 생각나는 경동시장 스타벅스


첫 문장이 유명한 문학 작품들이 있다. 근대 한국 문학에서 가장 유명한 도입부는 아마 이상이 쓴 날개의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일 것이다. 일본에서 일본인들에게 가장 유명한 근대 소설의 도입부가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한국에서 한국인들에게 가장 유명한 일본 근대 소설의 도입부는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쓴 '설국'의 도입부인 것 같다.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설국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신호소에 기차가 멈춰 섰다. 건너편 좌석의 여자가 일어서 다가오더니, 시마무라 앞의 유리창을 열어 젖혔다. 눈의 냉기가 흘러들었다."

갑자기 어느 터널을 벗어나자, 그 전과는 전혀 다른 눈의 풍경이 나타나는 것을 단문을 활용하여 묘사해냈기에 문학가 지망자들 사이에서 많이 공유되는 도입부 문장이다. '설국'의 도입부와 같이 갑자기 분위기가 바뀌어지는 경험을 최근에 한 적이 있다. 바로 경동시장의 계단을 올라 스타벅스에 갔을 때였다.
첫 행선지였던 경동시장
경동시장은 우리집이 있는 성북구에 인접한 동대문구에 있는 전통시장이다. 이곳에 스타벅스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국민의 힘 비대위원장 한동훈 씨가 경동시장 스타벅스에 갔다온 것을 친민주당 경향의 패널들이 시사토크 프로그램에서 요람법석하게 떠들면서였다. 산책을 많이 다니는 사람인지라, 경동시장에도 발길이 닿는 경우는 많았지만, 경동시장에 스타벅스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조차도 못했다. 스타벅스는 직영의 형태를 띠기 때문에 자신들이 장사가 될만한 곳에다가만 스타벅스를 연다. 그러나, 경동시장은 전혀 그런 곳이 아니었기에 의외였다. 경동시장에도 스타벅스가 있었군.... 하면서.....
경동시장 입구
그러나 그곳에 방문해봐야겠다고 생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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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은 정당한 것을 매력적인 것으로 만들어내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동체 구성원 대다수가 동의할 정당한 것을 MZ의 감성으로 풀며 매력적인 것으로 만들어내는 일에 관심있습니다. 개개인들의 사적인 경험들이 사회의 공론장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데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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