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를 먹지 않는 페스코 채식 도전기 (1) - 12일차

나연 · 제 얘기 좀 들어보세요
2021/10/23
10/12부터 11일, 33끼동안 육고기는 먹지 않고 해산물, 계란, 유제품 등은 먹는 페스코 채식을 도전해보았던 중간 후기입니다! 

1. 채식을 도전해보게 된 동기


지난달 친구를 만나러 유럽에 갔을 때, 몇년만에 만난 친구는 비건이 된지 2년째라는 깜짝 선언을 했습니다.
친구는 비건 메뉴가 있는 일반 식당에 가도 좋다고 했지만, 유럽에서 비건 식문화를 경험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아서 친구와 함께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친구와 함께 총 네 끼의 비건 음식을 먹어봤는데 나쁘지 않은 경험이었습니다.

첫날 저녁으로는 후무스라는 병아리콩으로 만든 레바논 음식을 먹었고, 다음날 아침엔 바게뜨에 살구잼을 발라서 다즐링티와 함께 먹었습니다.
점심에는 비건 패티가 들어간 햄버거를, 저녁에는 비건 치즈와 호박,버섯 등이 들어간 피자를 먹었습니다.
그 다음날 새벽엔 식사는 아니었지만 친구가 비건 초콜렛 머핀을 주어서 간단히 먹었습니다.
모두 맛있는 음식이었습니다.
'비건이 되면 피자나 햄버거 같은 맛있는 음식을 영영 먹지 못할거고 풀만 먹고 살아야 하겠지?!' 라는 편견이 깨지는 경험이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 돌아오자 얼룩소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는데요,
비건 친구와의 경험 때문인지 '채식'에 대한 글들이 눈에 띄어서 찬찬히 읽어보았습니다.
얼룩소에 올라온 글들을 보면서 문득 '나도 채식을 시작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식습관을 돌이켜보니, 고기 냄새를 싫어하는 외할머니와 그 밑에서 자란 엄마의 영향으로, 이미 고기를 자주 섭취하는 편은 아니었습니다.
고기를 먹지 않으려면 먹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고기를 먹을 때의 제 감정을 떠올려보았습니다.
고기를 먹고 싶은 욕구가 들 때가 종종 있지만, 그래서 막상 고기를 찾아 먹었을 때 생각만큼 만족스러웠던 적은 많이 없었습니다.
특히 생고기나 생고기에서 나오는 핏물을 보면서 기분이 좋지 않았던 적이 많았습니다.
환경문제나 동물권 같은 문제는 잘 모르기도 하고 솔직히 제 관심사의 범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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