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수
면수 · 노잼글 양성소 🥱
2021/12/06
권승준 에디터의 이 글에서, "진영이나 당파성, 아니면 정치를 떠나서 오직 팩트(사실)만 추구한다"는 관점을 비판적으로 봐야 한다는 점에 공감합니다.

최서원 게이트 사태의 핵심은 "자격없는 개인이 국정 여러 분야에 너무 깊숙이 관여했다"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누가 '최서원이 이러저러했다더라'고 말했다"는 식의 수많은 ‘팩트 기사’들만 가득한 것에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문제제기도 심히 공감됩니다. 

미디어의 영역뿐만 아니라 학문의 영역에서 팩트를 중요하게 여기는 실증주의에 입각한 수많은 사회과학 논문들이 같은 내용을 반복하여 양산하는 상황도 유사한 현상인 것 같습니다.

“정치와 무관해야 한다는 의견 자체도 정치적이다”
“다시 말하지만, 어떤 책이든 정치적 편향으로부터 진정으로 자유로울 수 없다. 예술은 정치와 무관해야 한다는 의견 자체가 정치적 태도인 것이다.”(조지 오웰) 

같은 관점에서, 원글에서 인용하신 조지 오웰의 유명한 문구에도 심히 공감하는 바입니다. 

이러한 관점은 지식의 ‘경험적 사실이나 사실판단이 이론이나 가치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과학철학의 명제와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것은 '주관적인 가치로부터 분리된 객관적 사실의 추구를 통해 객관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사회를 바라보는 주류 관점과 대립되는 관점입니다. 그렇다면 사회에 대한 지식주장, 더 나아가 사회과학에서는 어떻게 객관성을 확보하여 옳음을 주장할 수 있을까요?

(사회)과학철학/방법론의 관점에서 좀더 깊이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미디어 영역과 관련된 논의를 과학철학적 논의로 바로 환원할 수는 없겠지만, 참조 정도로 사유와 토의의 가능성을 열어줄 수도 있을 것입니다.(권승준 에디터의 원글에서의 '팩트'는 이 글에서 '경험'/'사실' 등과 대응하며, 원글에서의 '진영'/'당파성'/'정치'는 이 글에서 '가치'/'이론' 등과 대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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