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의 여성이 지켜준 1명의 남성, 로기완
2024/03/10
로기완은 북한인이다. 탈북 후 중국에서 숨어 살다 어머니를 잃는다. 어머니는 로기완의 피였다. 어머니의 죽음은 로기완의 모든 피가 빠져나가는 일이었다. 다른 사람으로 살아야 했다. 어머니 시신을 팔았다는 돈을 품고서. 로기완은 우여곡절 끝에 벨기에에 도착한다. 난민 지위를 인정받아야 했다. 먹고 자고 입고 죽을 곳도 없었다. 뭐가 좀 있어야 살아남는 시늉이라도 할 텐데 썩은 음식을 먹고 토하고 유료 화장실에서 숨어서 자고 양아치들에게 맞다가 온몸이 물에 빠져 젖고 덜덜 떨다가 어머니 피에 젖은 지갑을 도둑맞는다. 로기완(송중기)은 도둑을 쫓는다. 그리고 타협한다. 돌려받을 때까지 기다리기로. 도둑 역시 어머니가 없었다. 어머니가 없는 타국에서 둘은 결핍이란 교집합으로 서로의 뺨을 감싼다. 마리(최성은)가 마...
Copywriter. Author.
『저항 금기 해방-여성영화에 대하여』, 『너의 시체라도 발견했으면 좋겠어』, 『도로시 사전』, 『광고회사를 떠나며』, 『저녁이 없는 삶』 등을 썼다.
신춘문예 단편소설 당선. sk0279@naver.com